엔비디아 중국 수출, 미중 기술패권의 분수령

AI 반도체 업계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NVIDIA)가 다시 한번 전 세계 기술 패권의 중심에 섰습니다.

미국 정부가 자국의 수출 통제 정책을 일부 완화하면서, 엔비디아는 자사의 AI 가속기 칩 H20을 중국에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결정은 기술 안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그리고 엔비디아의 기업 전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1. H20, 금지에서 다시 ‘허용’으로

H20 칩은 원래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 시장에 맞춰 설계한 제품입니다.

H800의 후속 모델로, 일부 성능을 제한해 군사용 전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미국 상무부는 이마저도 위험 요소가 있다고 판단해 2025년 4월부터 수출을 막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젠슨 황 CEO는 “미국 정부로부터 수출 승인을 받았다”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에 참석해 이 소식을 직접 전하며, “매우 기쁘고 긍정적인 전환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2. 젠슨 황의 정면돌파, “통제는 실패”

젠슨 황 CEO는 이번 이슈에서 단순한 기업 수장의 모습을 넘어, 기술외교의 주역처럼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이런 통제는 실패였으며, 오히려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의 부상을 부추겼다”고 일갈했습니다.

 

또한 “중국군이 엔비디아 칩을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과장됐다”며, 미국 정부가 기술에 대한 통제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3. 엔비디아의 새로운 무기, 'RTX Pro'

젠슨 황은 동시에 중국 전용 신제품 ‘RTX Pro’의 출시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이 제품은 AI와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위한 그래픽카드로, H20보다도 낮은 사양으로 설계되어 수출 규제 기준을 완전히 우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엔비디아가 단순히 기술 공급자에서 나아가, 규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차세대 반도체 전략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4. 글로벌 시장 반응, '긍정적'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글로벌 증시도 즉각 반응했습니다.

나스닥 선물은 상승 전환했고, 홍콩 항셍 기술지수는 장중 2.2% 상승, 중국의 데이터센터 기업 ‘베이징 시넷’ 주가는 7.6% 급등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약 13%로 추산되며, 이번 수출 재개로 인한 연간 수익 회복분은 최대 135억 달러(약 18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5. 미중 무역전쟁, ‘숨고르기’ 국면?

이번 수출 허가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있어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제2차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에서는 쌍방이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완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양국이 기술패권 경쟁을 유지하되, ‘전면 충돌’을 피하려는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6. 향후 관전 포인트는?

• 중국 내 AI 산업 성장세: H20 공급 재개로, 중국의 AI 인프라 확장이 다시 속도를 낼 가능성 있음
• 미국의 통제 전략 변화: 기술 보안과 경제 실리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을 시도 중
• 기술 수출의 정치화: 반도체 공급망이 외교 도구로 활용되는 시대

 

마무리: 기술은 정치보다 빠르다

 

이번 H20 수출 재개는 단순한 제품 출하가 아니라, 기술 주권과 글로벌 경제가 얽힌 복합적 이슈의 축소판입니다.

엔비디아는 뛰어난 기술력만큼이나 정교한 외교 감각과 시장 전략으로 미중 사이를 교묘하게 조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반도체와 AI 산업에서 누가 규칙을 만들고,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지는 이런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엔비디아가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