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이 비은행권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디지털 자산 시장에 새로운 지형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 생각은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대세인데, 원화 기반 코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회의적이지만, 한국형 디지털 화폐 시스템의 현실적인 전환점을 만드는 중요한 계기일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개념, 필요성, 활용 분야, CBDC와의 차이점, 향후 전망까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일반적인 암호화폐와 달리 법정화폐에 연동된 가치를 유지하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부분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예: USDT, USDC)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원화 스테이블코인(KRW Stablecoin)은 1 코인이 1원(KRW)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토큰입니다. 발행 기관은 사용자가 맡긴 원화를 1:1로 예치해 두고 그에 상응하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합니다.
그동안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법적, 제도적 불확실성 때문에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된 바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만장일치 인가 위원회 통과"를 조건으로 제한적 발행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제도권 진입의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한가?
“달러 스테이블코인만으로도 충분한데 굳이 원화 기반 코인이 왜 필요하냐?”는 의문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한국의 금융·디지털 생태계에서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①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국산 통화’ 확보: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NFT 거래소 등은 여전히 '달러 기반' 결제에 의존합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국내 디지털 경제 내에서 원화 기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② 규제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 정부 인가 하에 발행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사기성 코인이나 변동성 높은 암호화폐와 달리 높은 투명성과 보안성, 소비자 보호 체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③ 핀테크·국경 간 결제 효율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소액 해외 송금, 역직구, 국경간 크로스보더 결제가 보다 간편하고 저렴해질 수 있습니다.
④ 은행 없는 금융 환경에서도 활용: 디지털 지갑을 통해 은행 계좌 없이도 송금·결제·정산이 가능한 새로운 금융 접근성을 열 수 있습니다.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는 무엇이 다른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바로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차이입니다.
둘 다 디지털 화폐처럼 보이지만, 발행 주체, 유통 구조, 목적이 전혀 다릅니다.
구분 | CBDC | 원화 스테이블코인 |
목적 | 현금 대체, 금융포용, 통화정책 수단 | 디지털 자산 결제, 유통, 크로스보더 활용 |
법적 지위 | 법정통화 | 준-화폐 (민간 발행) |
유통 방식 | 중앙은행 - 사용자 직배 | 스마트계약 기반 디지털 토큰 |
발행 주체 | 한국 은행 (공공) | 민간 기관 (은행 또는 인가받은 핀테크) |
요약하면, CBDC는 현금을 대체하는 디지털 원화이고,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생태계(거래소, 블록체인 앱 등)에서의 결제·정산용 화폐입니다. 양쪽은 충돌보다는 상호보완적인 구조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국은행은 왜 '만장일치 위원회 통과'를 조건으로 걸었나?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잠재적 리스크를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주요한 세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통화정책의 유효성 저하: 스테이블코인이 무분별하게 발행되면 시중 유동성이 급증하고,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 기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 금융시장 리스크 전이: 발행 기업이 리스크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발생한 충격이 전통 금융시장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 시뇨리지(발행 수익) 민간 유출: 원화 기반 통화 발행으로 발생하는 이익이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에 돌아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미국의 SCRC(Stablecoin Certification and Review Committee) 모델을 참고하여 한국형 인증위원회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위원회 만장일치 통과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사용처는 어디인가? 실제 수요는?
당장은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생태계가 구축되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국내 거래소/지갑 서비스: 입출금보다 간편하게 코인을 주고받을 수 있음
- NFT·게임·메타버스 플랫폼: 결제 수단으로 직접 활용 가능
- 핀테크·해외송금 플랫폼: 저비용 국경간 결제 시스템 구현
- 웹 3 서비스: 온체인 결제·대출·보상 시스템에서 원화 활용 가능
이는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원화의 '유연한 버전'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맺음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는?
세계는 빠르게 디지털 통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으며, 주요 국가들도 자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이제는 디지털 원화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한국 디지털 경제의 자주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규제와 제도 정비, 시장 수요 확보가 병행된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분명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USDT, USDC, RLUSD 등 달러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세계적 대세를 이룰 것이라 믿으며 우리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그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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